블로그 앱 만들기

자동 발행은 일부러 넣지 않았습니다

세 번째로 만든 건 블로그 글쓰기 도구입니다. 제일 먼저 떠오른 기능이 "자동으로 올려주기"였는데, 그건 넣지 않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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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로 만든 프로그램은 블로그 글쓰기 도구입니다. 네이버 블로그에 올릴 글을 쓰는 걸 도와주는 프로그램입니다.

만들기로 하고 제일 먼저 떠오른 기능이 “다 쓰면 자동으로 올려주기” 였습니다. 당연히 그게 제일 편하니까요. 글을 쓰고 버튼 한 번 누르면 블로그에 올라가는 것.

그걸 안 넣었습니다.

자동으로 올리려면 로봇인 척해야 합니다

프로그램이 대신 글을 올린다는 건, 사람이 브라우저에서 하는 동작을 프로그램이 흉내 낸다는 뜻입니다. 로그인하고, 글쓰기를 누르고, 내용을 붙여넣고, 발행을 누르는 것을요.

문제는 네이버가 이걸 막고 있다는 점입니다. 2025년을 지나면서 자동화 도구를 걸러내는 게 훨씬 촘촘해졌습니다. 걸리면 글이 안 올라가는 정도가 아니라 계정에 제재가 들어갑니다.

여기서 계산이 간단해졌습니다.

글쓰기를 편하게 하려고 만드는 도구인데, 그것 때문에 블로그 자체를 잃을 수 있다.

편해지자고 만든 것 때문에 목적을 잃는 구조입니다. 넣을 이유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마지막 단계를 사람에게 남겼습니다

  1. 키워드 찾기 무슨 주제로 쓸지 정한다
  2. 글쓰기 내가 적은 경험 메모를 바탕으로 초안을 만든다
  3. 검사 분량·구조 같은 항목을 점수로 매겨 부족한 곳을 알려준다
  4. 서식 복사 — 여기서 프로그램은 손을 뗀다 붙여넣기 좋은 형태로 만들어줄 뿐, 올리는 건 내가 직접 한다
마지막 탭 이름이 "발행"이지만 실제로 하는 일은 "복사"입니다.

프로그램이 하는 마지막 일은 완성된 글을 붙여넣기 좋은 형태로 만들어주는 것까지입니다. 그다음은 제가 네이버를 열고, 붙여넣고, 발행을 누릅니다.

30초쯤 더 걸립니다. 그 30초로 계정 제재 위험을 통째로 없앴습니다.

그런데 이게 더 나았습니다

안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택한 건데, 써보니 예상 못 한 이점이 있었습니다.

붙여넣기 전에 제가 글을 한 번 읽게 됩니다.

자동으로 올라갔다면 안 읽었을 겁니다. 버튼을 누르고 다음 일을 했겠죠. 그런데 복사해서 붙여넣으려면 어차피 화면에 글이 떠 있고, 눈이 갑니다. 그 과정에서 어색한 문장을 고칩니다.

AI가 쓴 글은 그냥 두면 티가 납니다. 그 티를 지우는 건 결국 사람이 한 번 읽는 것 말고 방법이 없었습니다. 강제로 한 번 읽게 만드는 구조가 우연히 생긴 셈입니다.

이 이야기는 따로 적겠습니다.

남은 교훈

  1. 막혀 있는 걸 뚫는 방향으로 설계하지 않습니다. 뚫으려면 계속 뚫어야 하고, 막는 쪽은 계속 막습니다. 그 싸움을 제가 유지할 수 없습니다.
  2. 자동화의 마지막 한 칸은 남겨두는 게 나을 때가 있습니다. 그 한 칸이 검문소가 됩니다.
  3. 편의와 위험을 같이 계산합니다. 30초를 아끼려다 블로그를 잃으면 계산이 안 맞습니다.
  4. “할 수 있는가”와 “해야 하는가”는 다른 질문입니다. 비개발자인 제가 판단할 수 있는 건 두 번째 쪽인데, 이게 첫 번째보다 덜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프로그램을 만들면서 제가 실제로 한 일의 상당 부분이 무엇을 안 만들지 정하는 것이었습니다. 코드를 못 읽어도 할 수 있는 일이고, AI가 대신 정해주지 않는 일이기도 합니다.

이 글은 개인 프로젝트의 개발 기록입니다. 투자 자문이나 종목 추천이 아니며, 글에 등장하는 종목명은 프로그램의 동작을 설명하기 위한 예시입니다. 투자 판단과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