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하기

개발 시작 사흘 만에 아이폰에서 운영을 시작했다

시작하기 전에는 뭘 갖춰야 하는지 몰라서 한참을 재고 있었습니다. 막상 해보니 준비물은 짧았고, 사흘 뒤에는 아이폰에서 실제로 쓰고 있었습니다. 오래 걸린 건 전혀 다른 것이었습니다.

  • 비개발자
  • 준비물
  • AI 코딩
  • 키움증권

프롤로그에 적었듯이 저는 관심을 갖고 나서 실제로 손대기까지 1년을 재고 있었습니다. 재고 있던 이유 중 하나가 “뭘 갖춰야 하는지 모르겠다” 였습니다.

막상 해보니 준비물은 짧았습니다. 그리고 오래 걸린 건 준비물이 아니었습니다.

실제로 준비한 것

  • Claude 구독 — 유료 요금제
  • VS Code 설치 — 코드를 보고 파일을 다루는 프로그램입니다. 다만 1억벌자 자체는 Claude Code에서 만들었습니다
  • 키움증권 API 발급 — 증권사에서 데이터를 받아올 수 있는 열쇠
  • 키움 데이터 확인 — 거래대금 상위와 차트가 실제로 어떤 형태로 오는지 눈으로 보는 일
  • 주도테마 조정 — 어떤 기준으로 “지금 이 테마가 강하다”고 볼지 정하는 일

여기까지가 전부입니다. 서버를 빌리지도, 데이터베이스를 깔지도, 개발 환경을 따로 구축하지도 않았습니다.

첫 관문일 줄 알았던 곳을 그냥 넘어갔습니다

목록에서 제일 어려워 보이는 건 API 발급입니다. 증권사에 신청하고, 키를 받고, 그걸 프로그램에 연결하는 일이요. 비개발자에게는 여기가 벽일 거라고 저도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저는 여기서 안 막혔습니다. 이미 해봤기 때문입니다.

1억벌자를 만들기 반년쯤 전에 자동매매 프로그램을 만들어본 적이 있습니다. 그때 키움 API를 처음 발급받았고, 연결도 그때 다 겪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그 단계가 그냥 지나갔습니다.

솔직하게 적어두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제가 사흘 만에 화면을 띄운 건 제가 빨라서가 아니라, 첫 관문을 반년 전에 이미 넘어와 있었기 때문입니다. 처음 하시는 분은 여기서 저보다 며칠 더 걸릴 겁니다. 그게 정상입니다.

개발 시작 사흘 만에 아이폰에서 운영을 시작했습니다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시작해, 아이폰에 넣고 실제로 쓰기 시작하기까지 사흘 걸렸습니다. 시험 삼아 한 번 띄워본 게 아니라 그날부터 그 화면을 보며 지냈습니다.

기록에 남아 있는 그날의 흔적은 두 줄입니다. 오전에 대시보드 첫 버전이 올라갔고, 한 시간 반 뒤에 아이폰 지원이 붙었습니다. 만들자마자 아이폰에 올린 셈입니다.

제가 원한 게 “일하는 중에 잠깐 보는 화면”이었으니, 폰에서 안 돌아가면 만든 의미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그 뒤가 훨씬 길었습니다

  1. 준비 Claude 구독 · VS Code · API 발급 — API는 반년 전에 이미 해둔 상태였다
  2. 사흘 — 화면이 폰에서 돌아가기 시작 여기까지가 "만들었다"고 부를 수 있는 구간
  3. 첫 주 엿새 동안 18번 고쳤다 만드는 데 걸린 시간의 두 배를 고치는 데 썼다
  4. 지금도 고치면서 쓰고 있다 끝나는 시점이 따로 없다
제가 예상한 건 2번까지였습니다. 3번과 4번이 있다는 걸 몰랐습니다.

첫 주 엿새 동안 18번을 고쳤습니다. 하루에 아홉 번 고친 날도 있고, 새벽 네 시에 손본 날도 있습니다.

고친 것들이 뭐였냐면, 이 블로그에 따로 적어둔 것들이 대부분입니다. 종목코드가 안 맞아 데이터가 멈춘 일, 두 달 전 기사가 오늘 뉴스인 척 떠 있던 일, 인증이 조용히 죽어 있던 일, 가격이 일곱 자리가 되자 화면이 터진 일.

전부 만들고 나서 발견한 것들입니다. 만들 때는 하나도 몰랐습니다.

진짜 오래 걸린 건 “무엇을 볼 것인가”였습니다

기술적인 준비는 짧았다고 했는데, 그럼 뭐가 오래 걸렸냐면 이겁니다.

기록을 다시 보니 주도테마를 보여주는 화면을 세 번 갈아엎었습니다. 처음엔 정확도를 높이려 했고, 그다음엔 오히려 단순하게 줄였고, 결국 구조를 다시 짰습니다. 사흘에 걸쳐서요.

코드가 잘못돼서가 아니었습니다. 제가 뭘 보고 싶은지를 제가 몰라서였습니다. 화면에 띄워놓고 며칠 봐야 “아, 이건 필요 없구나”가 보였습니다.

이 부분은 AI가 대신 못 해줍니다. AI는 제가 말하면 만들어주는데, 무엇을 말할지는 제가 정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건 만들어보기 전에는 알 수가 없었습니다.

남은 교훈

  1. 준비물은 짧습니다. 구독 하나, 프로그램 하나, 열쇠 하나. 재고 있을 만큼 대단한 목록이 아니었습니다.
  2. API 발급이 첫 관문입니다. 저는 운 좋게 미리 넘어와 있었을 뿐입니다. 처음이라면 여기에 며칠 잡으세요.
  3. 만드는 시간보다 고치는 시간이 깁니다. 저는 3일 만들고 6일 고쳤고, 지금도 고치고 있습니다. 이게 실패가 아니라 기본값입니다.
  4. 무엇을 만들지는 만들면서 알게 됩니다. 저는 같은 화면을 세 번 갈아엎고 나서야 원하는 걸 알았습니다.

1년을 재고 있던 사람 입장에서 말씀드리면, 준비가 부족해서 못 시작하는 게 아니었습니다. 준비물은 하루면 갖춰집니다. 제가 부족했던 건 “일단 만들어보고 고치면 된다”는 걸 몰랐던 것뿐이었습니다.

이 글은 개인 프로젝트의 개발 기록입니다. 투자 자문이나 종목 추천이 아니며, 글에 등장하는 종목명은 프로그램의 동작을 설명하기 위한 예시입니다. 투자 판단과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