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글쓰기 도구를 세 번 만들었습니다 — 앞의 둘은 안 씁니다
블로그를 꾸준히 쓰려니 한 편에 드는 시간이 부담이었습니다. 도와주는 도구를 만들었는데, 두 번은 만들어놓고 안 쓰게 됐습니다. 이유가 전부 같았습니다.
세 번째로 만든 프로그램은 블로그 글쓰기 도구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세 번째로 만든 글쓰기 도구입니다. 앞에 두 개가 더 있었고, 둘 다 안 씁니다.
왜 글쓰기 도구였나
네이버 블로그를 꾸준히 써보려고 했습니다. 광고 수익을 붙여볼 생각이었습니다.
그러려면 조건이 하나 있습니다. 꾸준히 써야 합니다. 한 달에 한 편 쓰는 블로그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문제는 한 편 쓰는 데 시간이 꽤 든다는 것이었습니다. 무슨 주제로 쓸지 정하고, 초안을 쓰고, 소제목을 나누고, 사진을 넣을 자리를 잡고, 다 쓰고 나서 어색한 데를 고칩니다. 저녁에 앉아서 한 편을 끝내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쓰는 걸 도와주는 프로그램이 있으면 되겠다. 그게 시작이었습니다.
두 번 만들었고 두 번 다 안 쓰게 됐습니다
첫 번째는 교정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써놓은 글을 다듬고, 제목을 뽑아주고, 해시태그를 붙여주는 도구였습니다.
두 번째는 반대쪽이었습니다. 주제와 방향만 주면 초안을 통째로 만들어주는 도구였습니다.
만들 때는 둘 다 그럴듯했습니다. 그런데 며칠 쓰다 보니 자연스럽게 안 열게 됐습니다. 이유가 둘 다 같았습니다.
나오는 글이 내 글이 아니었습니다.
읽어보면 AI가 쓴 티가 났습니다. 매끄럽긴 한데 어디서 본 것 같고, 제가 하지도 않은 이야기가 그럴듯하게 섞여 있고, 무엇보다 제 말투가 아니었습니다.
그걸 고치려면 결국 처음부터 다시 쓰는 게 빨랐습니다. 시간을 아끼려고 만든 도구인데 시간이 더 들었습니다. 그러면 안 쓰게 됩니다.
세 번째에서 순서를 바꿨습니다
- 첫 번째 — 다 써놓으면 다듬어준다 다듬을 글을 쓰는 게 원래 제일 오래 걸리는 일이었다
- 두 번째 — 주제만 주면 통째로 써준다 내가 겪지 않은 이야기가 들어갔다. 고치느니 새로 쓰는 게 빨랐다
- 세 번째 — 내가 겪은 걸 메모로 먼저 적는다 그 메모 안에 있는 것만 가지고 글을 만든다
- 내가 쓴 글을 계속 읽혀서 말투를 맞춘다 발행한 글이 쌓일수록 내 말투에 가까워지게 했다
핵심은 경험 메모입니다. 글을 만들기 전에 제가 겪은 걸 먼저 적습니다. 어디를 갔고, 뭐가 좋았고, 뭐가 별로였는지를 짧게라도요.
그러면 프로그램은 그 메모 안에 있는 것만 가지고 글을 만듭니다. 없는 이야기를 못 지어냅니다. 메모를 대충 쓰면 글도 짧게 나옵니다. 그게 맞다고 봅니다. 제가 안 겪은 걸 길게 쓸 이유가 없습니다.
알게 된 것
두 번 실패하고 나서 이해한 게 있습니다. 제가 원했던 건 글을 대신 써주는 도구가 아니었습니다.
제가 힘들었던 건 문장을 만드는 일이 아니라, 머릿속에 있는 걸 꺼내서 순서대로 놓는 일이었습니다. 그건 재료가 있어야 되는 일이고, 재료는 저만 가지고 있습니다.
첫 번째와 두 번째 도구는 둘 다 그 부분을 건너뛰려고 했습니다. 그래서 안 쓰게 된 겁니다.
남은 교훈
- 안 쓰게 된 도구가 가장 정확한 피드백입니다. 만들 때는 몰랐고, 며칠 쓰다 안 열게 되면서 알았습니다.
- AI에게 재료를 안 주면 지어냅니다. 빈칸을 채우라고 하면 채웁니다. 채울 재료를 주는 게 제 일이었습니다.
- 같은 실패를 두 번 하고 나서야 원인이 보였습니다. 한 번이었으면 “이 도구가 별로였나 보다” 하고 넘어갔을 겁니다.
- 문제를 잘못 정의하면 도구가 아무리 좋아도 안 씁니다. 제 문제는 문장이 아니라 재료였습니다.
지금 쓰는 세 번째 도구도 완성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이번엔 계속 쓰고 있습니다. 그게 앞의 둘과 다른 점입니다.
이 글은 개인 프로젝트의 개발 기록입니다. 투자 자문이나 종목 추천이 아니며, 글에 등장하는 종목명은 프로그램의 동작을 설명하기 위한 예시입니다. 투자 판단과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